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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사랑이라는 렌즈를 대고 소개하는 예술이라고 해야하나. 그냥 스치듯 알았던 작가나 작품들도 다시 한번 보게 된 책. 작품 사진도 있고, 저자가 얘기하는 감상들이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해줬다. 사랑, 그 부조리한 감정.에드바르 뭉크와 렛미인, 사뮈엘 베케트, 다이안 아버스와 기형도. 빈센트 반 고흐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에로스와 질투피에르와 질, 에곤실레와 조르주 바타유, 살로메와 살바도르 달리 당신이라는 의미사라 문과 문태준,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내 아버지, 신디 셔먼과 파블로 네루다, 로버트 프랭크와 이성복 이별과 영원앙드레 고르, 잔 에뷔테른, 롤랑 바르트, 소피칼, 피나 바우쉬,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뭉크 , 상처받은 이들의 사랑법; 불안, 아픔, 사춘기, 감정의 폭. 니체와 교류 사무엘 베케트 , 부조리한 현실, 위로가 되는 사랑; 부조리한 현실, 위로가 되는사랑, 몰라도, 다 볼 수 없어도 이해되지 않아도 좋아할 수 있다.   그냥 살아간다. 부조리한 현실을. 다이안 아버스와 기형도. 쓰라린 외로움 속에서 만난 나와 당신; 리얼리즘 사진에서 보아야 할 것들  삶이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외로움은 진심을 얻지 못해 생기는 것.  소통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기형도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낀다. 빈센트 반 고흐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 고흐와 시엔의 사랑이야기.<슬픔>  사랑이란, 갈 때까지 가는 것이다.  내 그림이 당신의 마음을 달랠 수 있다면 피에르와 질 .당신은 내게 반짝반짝 빛나는 신입니다.; 빛나는 스타일과 흐릿한 주제  주제-스타일- 소재에서 스타일만 있는 작품  좋은 작품이란?  스타일이 곧 주제이다.  인물을 이상화시키다  당신을 향한 페티시스트 에곤실레와 조르쥬바티유 . 그림으로 경험하는 에로티슴; 누드는 소재일 뿐이다  누드 그림에 끌리는 이유  왜 우리는 에로티슴을 갈망할까?  에로티슴, 쾌락과 불안의 동거  에곤 실레, 연속성 뒤의 두려움, 공포   나는 바람둥이 관람객일까? 살로메와 살바도르 달리. 질투는 사랑의 묘약일까, 독약일까?; 우리가 질투에 빠지는 이유. 공포?  사랑도 나뉠 수 있다는 공포심  죽여서라도 네 몸을 갖겠다.  질투, 권태를 극복할 위험한 묘약 사라문과 문태준. 당신에게 바치는 나의 서정, 나의 노스탤지어; 사라문의 서정성  문태준의 서정성  서정성과 노스탤지어의 관계  노스텔지어를 달레기 위한 작품 알베르트 자코메티와 내 아버지. 내 외로움이 당신의 외로움을 알아볼 때; 외로운 내 아버지의 얼굴  나이든 남자들만의 외로움  조각으로 외로움을 벗는 방법  존재의 절대적 외로움 신디셔먼과 파블로 네루다 . 당신이 내 정체성의 잣대입니다.; 왜곡되고 삐뚤어진 당신의 여성상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정체성  우리가 연인을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 로버트 프랭크와 이성복 . 내게 시는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시를 음미하듯 감상해야 하는 사진  진실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법  아름다움은 진실의 힘 앙드레고르, 잔에뷔테르, 롤랑바르트. 사랑없는 세상을 견디는 방법; 당신없이는 살 수 없어요. 앙드레와 도린.  내가 죽는다고 이 고통이 끝날까??   롤랑바르트  내가 살아가는 이유, 그대 소피칼. 이별통에서 벗어나는 독특한 방법 ; 당신의 고통으로 나의 고통을 잊는다.   107명의 여자들이 해석한 한 장의 이별 편지   소피칼의 이별식 피나바우쉬. 사랑은 영원히 지속된다.;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무용으로 쓴 불멸의 러브레터  사랑 그 자체를사랑했던 피나바우쉬  연인이 죽어야 사랑이 끝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사랑이 끝나면 끝.  다시 사랑은?  포옹의 온기는 얼마나 지속될까.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사랑으로 빛나는 그대; 부드럽게 속삭이는 듯한 그림  현대인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그림  사랑으로 그대가 빛난다. p9...예술작품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당신처럼 저도 사랑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고 싶었기 땜누입니다. 물론 잘 안다고 사랑을 잘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그럴 수 있으리라는 바람까지 버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예술작품을 통해 사랑을 생각하고, 사랑의 경험을 통해 예술작품을 보는 감상법은 평소에는 이해하지 못하던 질문의 답을 찾게 도와주었습니다....그리하여 당신이 이 책에 실린 예술작품과 사랑의 이야기를 지식으로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신의 감성을 믿고 당신의 질문을 찾아나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때 비로소 이 책에 담긴 저의 고백기는 당신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무엇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술에 대한지식이 당신을 점령할 때, 예술의 아름다움은 영원히 사라져 버립니다. 하지만 지식과 감상, 이성과 서정이 적절히 당신 안에서 균형을 이룰 때, 당신은 예술 뿐 아니라 주변에 살아 숨쉬는 많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음미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예술 밖에서도 위안과 평화를 얻는다면 더없이 행복하겠지요. p33그런데 사랑이란 정확히 이런 것이다: 은밀한 생, 분리된 성스러운 삶, 사회로부터 격리된 삶. 그것이 가족과 사회로부터 격리된 삶인 이유는 그 삶이 가족보다 먼저, 사회보다 먼저, 빛보다 먼저, 언어보다 먼저, 삶을 되살리기 때문이다. 어둠 속, 목소리도 없는 출생조차 알지 못하는, 태생의 삶...........따라서 뭉크와 니체의 만남은, 노르웨이에서 온 어떤 두려움이 독일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던 어떤 불행함을 알아챘던 격정적인 순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들은 인간을 괴롭힌다고 여겨지는 감정들에 발을 딛고 일어나 긍정을 이야기하고, 각작가 찾아 헤맸던 삶의 커다란 긍정을 서로에게서 보았을지도 모른다.  p35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나는 왜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가? 이다. 왜 나는, 아름답지만 불친절하거나 매력적이지만 폭력적인 모순된 특징을 가진 사람을 사랑할까? 흔히 우리가 누구에게 끌리는 것은 이성에 앞선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착각이다. 우리는 굉장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로 특정 상대에게 끌린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우리가 사랑할 만한 공통점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그 점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서 우리는 헤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찾은 사람이 단지 그런 면만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게 사랑의 잔인한 측면이다. ...나는 연인에게 내 마음에 드는 점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면들을 거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나머지 면들은 내가 좋아하는 면들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햇빛이 진할수록 그림자가 짙어지는 법이다. ... p54 ...보통의 극작가들은 현실을 연극에 맞추려고 했다면, 베케트는 연극을 현실에 맞춘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베케트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이해한다. 그가 작품을 통하여 무슨 말을 전하려고 했는지, 나는 정확히는 모른다. 다만 내 방식대로 이해할 뿐이다. 그의 작품을 통해 나는 삶에 대한 막막함, 허망함, 피로함, 난감함, 그로 인한 쓸쓸함 같은 정서를 갖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하자면, 사람으로 사는 게 참 쉽지 않다 혹은 우리는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갈 뿐이다 와 같다.  우리 모두는 아무런 준비 없이 불완전한 상태로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세상에 불쑥 태어난다. 그리고 폭력과 탐욕, 거짓과 전쟁, 불안 등으로 점철된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 그 어디에도 도덕 시간에 배운 인간성, 긍정과 삶에 대한 논리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다. 모든 게 다 우연일 뿐이다. p57 영화는 현실이 아니야.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혹독하고 잔인하거든. 그래서 인생을 우습게 보아서는 안 돼.  이런 대사를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중얼거린 알프레도나, "인생 그 자체에는 어떤 의미도 없다.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간들의 의지와 욕망이다 라고 말한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 그리고 "인생의 고통이란 살아 있는 그 자체다"라는 말을 남긴 고흐처럼, 사는 게 고통 자체인지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르겠지만, 분명 우리의 인생은 부조리하다. 그런 인생에서 가장 부조리한 것은 삶 그 자체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사랑이다. p68 그렇다면 다수인 우리는 과연 어떨까? 오로지 수적인 우위로 인해 정상인이라고 불리는 우리 라는 집단은 정말 정상인가? 겉모습은 그럴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 상태도? 대다수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외부= 내부 라고 너무 간단하게 착각한다. 즉, 저사람은 겉모습(과 생활방식)이 우리와 다르니까 이상하고, 당연히 생각도 이상할 것이고, 그러니까 이상한 사람이다. 이런 단순한 논리는 그 단순함으로 인해 대다수의 사회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강렬한 힘을 ㅂ라휘한다. ...... 눈에 보이는 요소 대신 사진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관심을 두면, 비로소 현실과 이미지의 간극에 대한 하나의 답을 얻게 된다. 현실= 이미지 라는 생각이 리얼리즘은 아니다. 리얼리즘은 현실의 진짜 모습이 은폐되어 있으니 작품을 통해 그것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믿는 쪽이다. 아비스가 보기에 당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국가인 미국의 은폐된 현실은 바로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이중 잣대였다. 그렇다면 아비스는 이런 은폐된 이중 잣대를 드러내기 위해서만 사진을 찍었던 것일까? 삶이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에서 잊을 수 없을 만큼 정신적인 충격, 즉 트라우마를 경험할 것이라고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성도착자나 마약중독자 등의 일탈자들은 이런 트라우마를 갖고 태어났다. 즉 그들은 이미 인생에서 그런 시험을 통과한 귀족이다.  p81세상이 수치심 없이 나에게 부끄러운 일을 강요할 때, 죄책감을 느껴야 할 일에 무감각해지기를 요구할 때, 나는 기형도의 시를 읽고 아버스의 사진을 본다.시 한 편, 사진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송곳으로 가슴을 찌르는 것 같다.아프고, 불편하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내 양심의 외침이라고 생각하고 견디어 낸다. p106 이렇듯 무엇인가 표현하고 싶은 바(주제)가 있을 때, 그에 가장 적합한 모델(소재)을 자기만의 예술적 표현 방식(스타일)을 통해 만들어 가는 과정을 작품 창작(작업)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도를 굳이 매겨 보자면 주제→스타일→소재 순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이야기는 주로 작품을 분석할 때 필요할 뿐이며, 예술가들에게는 그 과정들이 아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두 요소인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주제) 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스타일) 는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장르를 불문하고 창작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주제가 작가의 세계관(의식)이라고 본다면, 스타일은 주제를 표현하는 그만의 에술 언어이다. 그러므로 주제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 스타일, 개성적인 스타일이 뒷받침되지 못한 주제는 뭔가 불완전하고 깊이가 없다. 에드바르 뭉크, 빈센트 반 고흐 등의 작품에서 주제와 소재는 그대로 두고 스타일만 바꾼다면, 과연 그 작품들이 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p138...바티유의 에로티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어떤 특징을 가진 존재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어머니의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출생의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자신에게 일어나는 사건을 혼자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왜냐하면 나와 타인 사이에는 도저히 허물 수 없는 장벽인 각자의 육체와 의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나를 대신해 생각할 수도, 내 육체를 대신해 밥을 먹을 수도, 화장실을 갈 수도, 잠을 잘 수도, 아플 수도 없다. 이 모든 것은 오로지 내 육체로 나 혼자서만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각자가 하나씩 육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자가 하는 생각, 느끼는 감정 등은 다른 누구와도 완벽하게 나눌 수 없다. 이런 인간의 근본적인 특징을 바타유는 존재의 불연속성이라 했다. 우리는 서로 교통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우리 사이의 어떤 교통의 방법도 원래의 거리를 좁힐 수 없다. 여러분 가운데 누가 죽는다면 죽는 것은 여러분 가운데 누구이지 나는 아니다. 왜냐하면 여러분과 나, 우리는 모두 불연속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에로티즘』(조르주 바티유 지음, 조한경 옮김, 민음사, 2009)에서 이렇듯 불연속적인 존재인 인간은 필사적으로 연속성을 갈망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언제 연속성을 경험할 수 있는가? 바타유는 생식의 순간, 즉 불연속적인 난자가 결합해서 새로운 불연속적인 개체를 탄생시킬 때, 인간은 연속성을 경험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바타유에게 에로티슴이란, 불연속적인 존재인 인간이 제 한계를 뛰어넘어 타인과 연속성을 경험하는 순간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p147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맨몸을 보여준다는 것은 우리의 육체가 가진 불연속성, 폐쇄성을 허물고 서로가 서로의 몸 속으로 그며들어가 완전히 하나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나타내는 신호다. p200나는 혼자다.그러므로 내가 사로잡혀 있는 필연성에 대항해 당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내가 지금 이대로의 나일 수밖에 없다면, 나는 파괴될 수 없다.지금 있는 이대로의 나, 그리고 나의 고독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당신의 고독을 알아본다.- 장 주네,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아틀리에」에서 p204 이런 상황이 초래된 이유는 무엇보다, 인간의 개체 수는 무한하지만 각자가 자신들만의 고유한 무엇 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즉 나 라고 말할 만한 확실한 그 무엇이 대개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개인의 정체성을 무슨 방법, 어떤 잣대로 정의 내릴 수 있을까? ... p213 볼테르는 "기억이 당신의 정체성을 만든다. 만약 당신이 기억을 잃는다면, 당신이 어떻게 같은 사람이겠는가"라고 했으며, 장자크 루소는 "기억은 한 개인이 존재하는 모든 순간, 그의 정체성을 느끼는 데 큰 몫을 한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기억상실증이 이 복잡한 담론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버이 된다. 원래 정체성이란 시간과 공간이 변한다고 해도 절대 변하지 않을 유일무이한 무엇이란 믿음에서 비롯된다. 거기에 정체성의 의미와 가치가 잠재해 있다.....  p229나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진실이 되게 만들려면 당신의 일부를 그것에 첨가하면 됩니다. 역사를 진실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무언가를 덧붙여서 표현해야 합니다. p245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 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 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미체게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 노희경,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에서 p253 일기란 오늘의 그가 훗날의 그에게 보내는 편지일 수 있다. 그럼 발신자가 곧 수신인인 이런 편지는왜 쓰는 것일까? 또는 일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을 적는 비밀 노트다. 영원한 비밀이란 있을 수 없다는데, 그럼 누군가 봐 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고백 노트일까? 어쩌면 일기는 하루 동안 해소되지 않았던 슬픔, 그리움, 고통 등을 문자로 기록하는 행위 그 자체에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어두운 밤, 혼자 책상에 앉아 연필을 꾹꾹 눌러 가며 일기를 쓰는 것은 어쩌면 외로움을 외롭답고 절감하는 순간이 아닐까? 따라서 일기는 내가 나의 외로움과 정면으로 마주하기 위해 쓰는 무엇이라 할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은 일기를 쓰지 않는다. 쓸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

스물다섯 명의 예술가들이 작품에 새긴 연서프랑스 파리에서 십여 년간 머물며 예술과 미학을 공부한 저자가 예술작품에 숨어 있는 사랑과 이별의 모습을 독특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여러 예술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관심사로, 사랑의 기쁨과 슬픔, 질투, 고통, 공포, 쓸쓸함 같은 모순적인 측면들을 펼쳐 보인다. 기형도, 문태준, 이성복, 네루다의 시/베케트의 연극/뭉크, 실레, 페르메이르, 고흐의 그림/사라 문, 아버스, 프랭크, 피에르와 질의 사진/바우쉬의 춤/칼의 설치미술/바르트의 일기 등의 작품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모든 예술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은 사랑 이라는 말을 저절로 떠올리게 될 것이다.

들어가며

Part1 사랑, 그 부조리한 감정
에드바르 뭉크와 렛미인 : 상처받은 이들의 사랑법
사뮈엘 베케트: 부조리한 현실, 위로가 되는 사랑
다이안 아버스와 기형도: 쓰라린 외로움 속에서 만난 나와 당신
빈센트 반 고흐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

Part2 에로스와 질투
피에르와 질: 당신은 내게 반짝반짝 빛나는 신입니다
에곤 실레와 조르주 바타유: 그림으로 경험하는 에로티슴
살로메와 살바도르 달리: 질투는 사랑의 묘약일까, 독약일까?

Part3 당신이라는 의미
사라 문과 문태준: 당신에게 바치는 나의 서정, 나의 노스탤지어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내 아버지: 내 외로움이 당신의 외로움을 알아볼 때
신디 셔먼과 파블로 네루다: 당신이 내 정체성의 잣대입니다
로버트 프랭크와 이성복: 내게 시는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Part4 이별과 영원
앙드레 고르, 잔 에뷔테른, 롤랑 바르트: 사랑 없는 세상을 견디는 방법
소피 칼: 이별통에서 벗어나는 독특한 방법
피나 바우쉬: 사랑은 영원히 지속된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사랑으로 빛나는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