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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프라미스>가 내 관심을 끈 것은바로 "아빠와 함께한 3218일간의 독서 마라톤"이라는 부제목 때문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부모로서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경험이 어떠한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래서 그만큼 지속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러웠다. 엄마도 아닌 아빠가 딸과 그렇게 교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리딩 프라미스>는 내가 원하던 내용의 책은 아니었다. 아빠와 아이가 어떤 책을 어떤 교감을 나누며 어떤 깨달음을 얻고 어떤 방식으로 읽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읽을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책은 "책"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두 사람이 나눈 "교감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마도 처음 이 독서 마라톤을 시작할 때에 이렇게 길어질 지 생각도 못했던 이유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상당 부분 오래 된 추억 속에 잠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역시 제목과 홍보가 주는 느낌과 책 내용이 다른 데서 오는 괴리감을 어쩔 수가 없다.
"독서 마라톤으 또 달랐다. 날마다 읽는 이야기가 다르니 매일 밤이 달랐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는 이야기가 늘어지는 책이 있어도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두근거림 때문에 뭐든 재미있어졌다. "...46p
딸인 러비가 얼마나 이 독서 마라톤을 즐겼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정형편상으로는 결코 평범하지 않고 오히려 힘든 매일매일이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러비에게 아빠와 매일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그것도 매일 새로운 경험, 모험, 깨달음을 주는 책을 읽는다는 사실은 유일한 위안이었을지도. 꼭 지식 책이 아니어도 러비에게 삶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책이었고 아빠와의 교감은 불안한 가정 속에서 러비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버팀목이었다.
러비가 아빠에게서 독립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우선 스킨십에서부터, 자랑스러웠던 독서 마라톤이 때론 부끄러웠던 경험에서부터. 그래도 이들의 책읽기는 계속된다. 무려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가 10살이 넘어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집이 몇이나 될까. 10살은 커녕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빠르면 책을 스스로 읽기 시작하면책을 읽어주지 않는 부모가 태반이다. 나 또한 6학년까지는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겠노라...는 10년 전의 스스로의 다짐은 어느새 사라지고 아이의 물음에 귀찮아하는 부모가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아이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루 중각자 책을 한 권씩 손에 들고 책 읽는 시간, 그 시간이 우리 가족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책을 좋아하는 가족은 책 읽기를 절대 멈추지 않는 법이다."...315p
앨리스 오즈마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그녀의 아버지와 한 가지 약속을 한다. 매일 예외 없이 최소 십 분씩 함께 책을 읽을 것! 어느 장소에 있든, 그리고 꼭 책이 아니더라도 읽을거리라면 그 무엇이든 하루에 십 분 이상씩은 아버지가 딸에게 소리 내어 읽어주고, 딸은 그것을 경청하기. 두 사람은 백 일 동안 이 ‘독서 마라톤’을 실천해보기로 약속하고, 드디어 목표를 달성한다. 자신들의 계획을 성공적으로 끝낸 것을 축하하며 소박한 자축 파티도 벌인다. 하지만 독서 마라톤을 이대로 끝내기엔 어쩐지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어느새 독서 마라톤은 그들 사이에 일종의 소중한 의식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독서 마라톤을 그들이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이어가기로 하고, 이 마라톤은 앨리스가 대학에 들어가 집을 떠날 때까지 무려 3218일간이나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된다.
L. 프랭크 바움의 오즈 시리즈부터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찰스 디킨스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들, 그리고 조앤 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까지…… 앨리스와 그녀의 아버지는 9년에 걸친 시간 동안 백여 권이 넘는 책을 함께 읽어나간다. 리딩 프라미스 는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에 대한 추억이자, 가족에 대한 사랑의 기록이며, 책에 대한 소회를 담담하고 따뜻하게 들려주는 에세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책을 읽어주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성공담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책을 읽으며 보낸 날들 중 의미 있었던 날들의 기억을 떠올리며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고 삶을 배워나갔는지, 그 따뜻한 성장의 과정을 들려준다.
앨리스는 기르던 물고기의 죽음을 통해 처음으로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고, 아버지와 헤어진 어머니 그리고 자신의 꿈을 찾아 집을 떠난 언니를 보며 이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아버지 역시 슬픔과 고통을 겪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도 깨닫는다. 그럴 때마다 앨리스의 곁을 지킨 건 책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읽은 책은 삶과 세상을 좀더 잘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해주는 창이 되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려움을 웃음과 눈물로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든든한 조언자이자 친구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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