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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뜨는 밤에

메이는 반가운 마음에 가부에게 달려들지만 그것은 꿈이였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똑같은 꿈을 몇번이나 꾸었는지 모른다 메이는 푸른 숲에서 혼자 외롭게 살고 있다 비밀 친구였던 늑대 가부와 함께 푸른 숲으로 떠났지만 숲에 이른 것은 메이 혼자 가부는 어떻게 됐을까? 푸른 숲으로 향하던 중 눈구덩이 속에서 함께 지낸 며칠이 가부와 보낸 마지막 세찬 눈보라에 며칠동안이나 갇혔던 메이는 살아날 희망을 잃고 가부에게 "날잡아 먹고 부디 살아남아줘"라고 애원했던 일을 후회를 한다 아름답게 빛나는 푸른 숲에 가부가 없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모두가 최선을 다하지만 메이는 그것이 덧없고 애처로워 미소를 짖고 더 이상 메이의 몸에 힘이 실리지 않고 가부가 있는 천국에 갈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내일은 보름 행복했던 순간을 그리며 메이는 천천히 나무 밑동에 몸을 기댄다 그때 숲에 늑대가 나타났다는 소리를 듣고 메이는 혹시 가부일까 늑대라고 해서 꼭 가부란 법은 없지만,,어쩌면 가부가 살아 있을지도 몰라 메이는 벌떡 일어나 달리기 시작한다 가부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작은 희망을 가지고 달려본다 연두 들판에 나타난 늑대 틀림없이 가부였다 굶주림과 추위에 떨다 그만 눈사태에 휩쓸린 가부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간신히 산기슭에 도착했지만 먹이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가부는 죽은 동물의 살점이나 애벌레 강가의 물고기까지 먹을 수 있는 것은 뭐든 닥치는 대로 삼켰다 그렇게 죽기 살기로 목숨을 이어 왔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살아서 지켜야 하는 약속이라는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눈사태가 가부에게 안겨 준것은 만신창이가 된 몸만이 아니었다 엄청난 눈사태는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을 고스란히 앗아 가 버려 자기가 누구인지 누구와 함께 왜 그산에 올랐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가부가 기억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염소 옛날부터 염소 고기를 아주 좋아했고 다시 오동통하고 기름이 자르르 도는 고기를 덥석 깨물면,,,으음 가부는 숲에서 숲을로 살아있는 염소고기를 찾아다녔다 메이는 늑대의 몸짓에 가부임을 알게 된다 메이는 힘껏 소리쳐 가부를 향해 달린다 하지만 가부는 메이를 발견하고 기쁜 마음에 입맛을 다신다 가장 좋아하는 먹이라 금세 알아본다 넓은 초원에서 염소 한마리와 늑대 한마리가 서로를 향해 곧장 달려 간다 서로,,,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 한순간 늑대가 염소를 질질 끌고 언덕으로 올라가고 푸른 숲의 동물들은 벌벌 떨며 멀리서 지켜보고 늑대는 언덕 아래 작은 동물로 염소를 끌고 들어간다 부딪치면서 정신을 잃고 가부의 뒷모습을 보면서 가부에게 말을 걸지만 가부 자신도 가부가 누군지 가부의 모습이 험상궂게 변해 버린 모습과 눈이 희번덕 빛나는 게 전혀 다른 늑대 같고 메이가 가부를 못 알아볼 리가 없다 하지만 가부는 메이를 알지 못한다 가부는 내일 보름달이 뜨는 날 메이를 잡아 먹을 생각이다 메이는 가부의 기억이 되돌릴 생각을 해 본다 많은 애기를 해 보지만 가부는 대꾸조차 하지 않아말 걸기를 포기한다 가부를 보면서 메이는 혼자 중얼거린다 이곳에 오기까지 그 어떤 힘든 일도 견뎌 낼 수 있었어 아무리 괴로워도 참았고 아무리 무서워도 겁내지 않았어 언제나 가부와 함께였으니까" "서로의 마음이 하나라면 설사 잡아먹힌다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마침내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후회하며 폭풍우 치는 밤에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 바로 그때 가부의 움직임이 딱 멈추었다 폭풍우 치는 밤에 ,,, 그말이 인해 마침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가부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마음의 실타래를 풀기 시작한다 가부는 메이를 바라보는 눈빛이 어느새 옛날의 가부로 돌아왔다 꿈만 같아 가부,,,이렇게 다시 함께 달을 볼 수 있다니 아아,,,메이 내생애 최고의 밤이야 보름달에 둘의 그림자가 겹치면서 염소도 늑대도 아닌 두친구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서로 다르지만 서로 죽이지 않고 친구가 될 수 있는 모습 정말 아릅답다

늑대 가부와 염소 메이의 기막힌 우정의 피날레!
모든 것을 내던지고 눈사태에 휩쓸린 늑대 가부와
홀로 살아남은 염소 메이. 둘은 다시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

〈가부와 메이 이야기〉의 마지막 권인 이 책 보름달 뜨는 밤에 는 염소 메이를 구하기 위해 눈사태를 일으켜 자신의 목숨을 내던진 가부와 홀로 남아 푸른 숲에 도착한 메이의 뒷이야기를 다뤘습니다. 눈사태에 휩쓸린 가부를 뒤로 하고 혼자 푸른 숲에 도착한 메이. 비밀 친구 가부의 생사도 알지 못한 채 푸른 숲에서 홀로 살아가던 메이는 가부가 없다는 상실감에 몸부림치며 괴로워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했던 친구를 잃었다는 절망감은 책 전반부에 걸쳐 묘사된 쓸쓸한 메이의 모습에서 오롯이 드러납니다. 숲 속 다른 생명들이 모두 누군가와 함께할 때, 메이만 홀로 슬픔과 절망, 비참함과 괴로움에 아파하는 모습은 독자들의 마음을 슬픔으로 물들이기 충분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메이는 푸른 숲에 늑대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메이는 분명 가부일 것이라 생각하고 늑대를 보았다는 장소로 젖 먹던 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초원. 저 멀리 아른거리는 그림자는 몸짓, 걸음걸이 모두 가부와 꼭 같았습니다. 메이는 기뻐하며 가부를 향해 내달렸습니다. 가부도 메이를 향해 빠르게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들리는 ‘퍽’ 소리.

저자 키무라 유이치와 화가 아베 히로시는 가부와 메이가 재회하는 이 순간을 멀리서, 단 한 단어로만 전달합니다. 책 중간에 펼쳐지는 이 인상 깊은 장면은 가부와 메이의 슬프면서도 비극적인 재회의 순간을 독자들이 스스로 상상하게 하여 이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자극하지요.
그리고 잠시 뒤, 늑대 한 마리가 염소 한 마리를 물고 질질 끌며 언덕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푸른 숲의 동물들은 모두 숨을 죽였습니다. 가부는, 예전의 가부가 아니었습니다. 살랑살랑 고개의 약속도, 메이에 대한 기억도 모두 잊어버린, 그저 염소 고기를 좋아하는 늑대였습니다. 과연 가부와 메이는 다시 예전과 같은 소중한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요?

보름달 뜨는 밤에 는 삶과 생명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돋보이는 저자 키무라 유이치의 문장과 화가 아베 히로시의 더욱 수려해진 그림과 색감이 만나, 전편에서 못다 전한 ‘성숙한 참된 우정’의 의미를 감동적으로 전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