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미술관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미술관에 가서 미술 교과서에만 보던 그림을 보면 즐겁다. 이 얼마나 모순된 행동인가? 유럽 유명 도시에는 좋은 미술관이 많다. 유럽에 가서 미술관에 가면 다른 것을 하지 못하기에 미술관을 가급적 안 가려고 한다. 가급적.. 될 수 있으면 안 가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유럽에 가면 그 미술관을 지금 안 가면 언제 가며, 그 미술관에 이런 명작들이 있다는데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미술관에 가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렇다. 여유 있게 여행을 할 수만 있다면 미술관 가는 게 좋다. 늘 경제적 시간적 이유 때문에 미술관 가는 게 꺼려져서 그렇지.미술 작품에 당대의 최고 기술이 접목되었으며 그 시대상과 당시의 사람들의 생각과 모습이 녹여져 있어서, 미술관은 곧 기술박물관이며 역사박물관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벨기에 미술관 산책>은 책 제목 그대로인 책인다. 네덜란드에서 네 곳, 벨기에서 한 곳의 미술관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미술 작품을 설명하면서 역사도 버무리고 있어 자연스레 네덜란드와 벨기에 역사를 알 수 있다. 사실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역사는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난 겨울에 이 책에서 소개된 미술관 중 크뢸러 뭘러 미술관을 제외한 네 군데를 가보았다. 미술관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고 갔다와서 읽어보니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다고 머리 속에 온전히 그 기억이 남아 있지는 않다. 그래도 명화들을 본 그 느낌은 남아있다. 마치 그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낯설었던 고흐를 술 한 잔 한 뒤 더 친해진 느낌. 물론 이 책도 좋은 책이지만 미술관에 갔을 때 한국어를 지원하는 오디오가이드가 있으면 꼭 빌리자.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미술관 여행지금까지 소개된 적 없던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미술관과 소장 작품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저자 김영숙은 특유의 입담으로 렘브란트, 반 고흐, 베르메르, 마그리트를 보여주고, 그에 비해 국내에선 아직 덜 알려진 프란스 할스, 얀 스텐, 페르낭 크노프, 제임스 앙소르, 폴 델보 같은 작가들도 다양하게 소개고자 하였다. 풍차, 해수면보다 낮은 나라, 튤립, 그리고 매춘과 대마초가 합법이며 많은 사람들이 히딩크로의 나라로 기억하는 네덜란드, 그리고 온갖 맛을 다 가지고 있다는 초콜릿, 달달한 와플, 엄청나게 맛이 좋은 수십 종의 맥주 등이 있는 나라 벨기에. 이 두 나라에서 쟁쟁한 미술가들이 태어났고, 살았으며 그 흔적은 고스란히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유럽의 미술관을 책으로 여행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매우 큰 만족감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PART 1 네덜란드

1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초상화, 미술의 기원
정물화, 그냥 그린 것이 아니다
장르화, 우리 뭐 이러고 산다네
풍차가 있는 네덜란드 풍경
암스테르담에선 렘브란트
간판급 스타 프란스 할스
유순한 빛의 화가 베르메르

2 반 고흐 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의 삶
거칠고 투박했던 네덜란드 시절
인상파 작가들과의 조우, 파리 시절
아를로 떠나다
생 레미, 광기의 곡선들
반 고흐 시절에 함께한 화가들

3 크뢸러 뮐러 미술관
고흐에서 고흐를 빼고 보라
신비로운 진실을 드러냄으로써 세상을 돕는다

4 마우리츠호이스 미술관
나는 그림입니다. 혹은 나는 그림이 아닙니다
해부도 구경거리
혹시 뭐하세요?
프루스트를 울린 베르메르
네덜란드의 모나리자
사는 거 다 그렇다는 얀 스텐

PART 2 벨기에

5 벨기에 왕립미술관
15세기 플랑드르 회화
문화의 성장, 16세기 미술
루벤스, 그리고 17~18세기 미술
19세기, 다비드, 브뤼셀에서 죽다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